2026년 6월 16일 (2)
소통 장벽 허문 ‘현장형 리더’ 김 대리…장애인 고용의 새 이정표

소통 장벽 허문 ‘현장형 리더’ 김 대리…장애인 고용의 새 이정표

승인 2026-04-27 06: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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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ITX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행복두드리미’ 사내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는 김금재 대리.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제공

하얀 커피 스팀 사이로 고소한 원두 향이 번진다. 이곳은 경기 안양시에 위치한 효성ITX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행복두드리미’ 사내 카페다. 여느 카페와 다를 바 없는 분주한 모습이지만, 이곳에는 결정적인 차이점이 하나 있다. 주문을 받기 위해 직원을 부르거나 메뉴를 소리 높여 외치는 광경을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지난 15일 열린 ‘2026 장애인 고용 촉진 대회’에서 산업포장을 받은 김금재 대리가 지난 10년간 일터에 불어넣은 ‘혁신’의 결과물이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개최한 올해 대회에서 김 대리는 ‘지속 가능한 일터’를 설계한 점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장애인 직원들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꿨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청각장애 직원이 고객의 목소리를 듣지 못해 발생하는 마찰을 줄이기 위해 ‘주문 번호 호출 시스템’ 도입에 기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 대리는 장애인 직원들이 일하면서 겪는 불편을 개인의 몫으로 돌리지 않았다. 대신 시스템을 뜯어고치는 데 집중했다. 호출 시스템 도입을 통해 귀로 듣지 않아도 눈으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사고 예방을 위해 작업 구역마다 설치된 안전 표지판 역시 그의 아이디어다. 또한 매장 곳곳에 ‘기본 수어 안내문’을 비치해 장애 유형이 서로 다른 동료들이 소통의 장벽 없이 협업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업무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장애가 있어도 일하기 편한 환경이 결국 모두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일터가 된다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가치를 현장에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중증 청각장애인인 김 대리는 10년간 근무를 통해 현재 매장 경영·인력 관리 관리자로 성장하는 등 여성 장애인의 성공적 이상향을 제시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김 대리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일산직업능력개발원에서 커피를 배우며 직업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이후 행복두드리미에 입사해 10년간 근속하며 매장 관리자로 성장했다. 또한 그는 바리스타에 머무르지 않고 제빵기능사와 사회복지사 자격까지 취득하며 전문성을 키웠다. 장애인 미술대전에서 수상한 예술적 역량을 카페 메뉴 및 프로모션 디자인에 접목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후배들을 이끄는 ‘직무 지도원’으로서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신규 장애인 직원이 직무에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중증 청각장애인으로서 매장을 총괄하는 김 대리의 모습은 동료들에게 강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한다. 동료들은 김 대리를 “먼저 배려하고 함께 성장하는 리더”라고 평가한다.

효성ITX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인 행복두드리미는 전체 직원의 대다수가 장애인이다. 지난해 12월 기준 직원 100명 중 89명에 달한다. 이곳에서 김 대리는 장애가 넘어야 할 산이 아니라, 업무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하나의 특성이라는 점을 몸소 증명하며 조직의 성과와 경쟁력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한편 장애인 고용촉진대회는 장애인 고용 유공자를 포상하고 모범 사례를 발굴‧전파함으로써 기업과 사회 전반의 인식을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 36회를 맞이한 이번 대회 슬로건은 ‘일할 기회는 넓게, 가능성은 더 크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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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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