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치의 영향력이 지방선거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후보들이 지역 현안보다 당과 정부 기조에 맞춰 입장을 정리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역 문제에 대한 후보들의 진정성과 독자성이 흐려지고, 지방선거 본연의 의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평가가 지역 민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통적으로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서도 더불어민주당에 우호적인 기류가 감지되면서 선거 지형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과거 민주당 험지였던 지역 분위기가 눈에 띄게 달라졌다”며 “이재명 정부가 출범 1년도 안 돼 성과를 내며 성공 궤도에 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이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3~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251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65.5%로 집계되며 취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존 최고치는 지난해 7월 2주 차 조사에서 나타난 64.6%였다.
이 같은 높은 지지율은 민주당 후보 경쟁력에도 직결되는 모습이다. 이른바 ‘명픽(이 대통령의 선택)’으로 불리는 인사들이 당내 경선에서 잇따라 승리하며 공천을 확정 짓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9일 전국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를 모두 확정했는데, 현역 단체장 출신 연임 도전자는 전원 탈락한 반면 친명계 인사들은 대거 후보군에 포함됐다.
서울시장 후보인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이 대통령이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 언급한 이후 인지도가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천시장 후보인 박찬대 의원,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의원 역시 각각 원내대표 및 장관직을 통해 이 대통령과 호흡을 맞춘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들로 꼽힌다.
문제는 이처럼 중앙정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지방선거 본연의 의미가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역 핵심 현안을 둘러싼 입장이 중앙 권력의 기조에 따라 바뀌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는 부산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과 관련해 그동안 “이견이 전혀 없는 법안”, “통과를 확신한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추진 의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지난 21일 “부산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법”이라며 돌연 반대 입장으로 선회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이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국무회의에서 해당 법안을 포퓰리즘 입법 사례로 언급한 이후 나온 것이어서, 지역 현안보다 중앙 정책 기조가 우선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뒤따른다. 부산특별법은 국제물류·금융·첨단산업 중심 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핵심 지역 공약으로, 수도권 집중 완화를 목표로 추진돼 온 법안이다.
야권은 즉각 반발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추진된 법안이 대통령 발언 한마디로 멈춘 것은 국회의 권능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지방정치가 독자적으로 성장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지방선거가 중앙정부 평가를 따라가는 것은 일정 부분 불가피하지만, 그 흐름이 과도해질 경우 지역 고유 의제와 정책 경쟁이 사라질 수 있다”며 “지역이 자생력을 갖춰야 후보의 역량과 정책 중심의 선거가 가능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은 5.4%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