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월 16일 (2)
중흥 제외, 포스코는 포함…노란봉투법 ‘사용자성’ 기준 쟁점

중흥 제외, 포스코는 포함…노란봉투법 ‘사용자성’ 기준 쟁점

승인 2026-04-16 11: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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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공사 현장의 모습. 쿠키뉴스 자료사진


노란봉투법 시행이 본격화되면서 노동조합들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중흥토건·중흥건설의 교섭 요구는 기각됐지만, 포스코이앤씨의 경우는 인정됐다. 업계에서는 관련 사례가 충분히 축적돼야 보다 정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1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에 따르면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한국타워크레인조종사노동조합이 중흥토건·중흥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 공고 신청을 기각했다. 노조는 조종사들이 원청으로부터 직접적인 지시와 관리를 받는다며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했다. 반면 중흥 측은 원청이 조종사에게 직접 지시하거나 관리하지 않으며 작업 수행 과정에서도 자율성이 크다는 점을 들어 사용자성 인정이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한국노총이 사용자성 인정을 요구한 배경에는 ‘노란봉투법’이 있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근로자와 직접 고용계약을 체결한 업체뿐 아니라 원청업체에도 사용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노동자의 권리를 강화하고, 기업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로 인해 쟁의권이 위축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파업 등 노동자의 쟁의행위에 대해 기업이 과도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자 노동계의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지난달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97개 원청 건설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중대재해를 줄이기 위한 안전한 건설현장 조성 △공휴일 휴식권 보장 △불법하도급·불법고용·임금체불 근절 등 5가지 요구사항이 담겼다.

반면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원청의 사용자성이 인정됐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이 포스코이앤씨를 상대로 제기한 교섭요구 사실공고 시정신청을 받아들이며 원청이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건설노조는 포스코이앤씨가 하청 전문건설업체와 소속 노동자의 공정을 총괄적으로 관리·감독하며 시공을 주도하는 지위에 있고 산업안전과 관련해서도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며 교섭을 요구해 왔다.

건설노조는 중흥토건·중흥건설에 대해서는 교섭 요구가 기각되고 포스코이앤씨는 인정된 판단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타워크레인이라는 기종 자체가 원청의 작업 지시와 계획에 따라 운영되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기각 판정을 내린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건설업계도 건설사 별로 상이한 판단 기준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법 해석에 있어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있어 내부적으로 관련 내용을 계속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교섭이 본격화될 경우 공사가 지연될 수 있고 입주 지연으로 이어지면 원가 상승 부담도 커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실제로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공사비 상승 가능성도 제기된다. 건설업 특성상 공사 지연은 곧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공사 기간이 늘어나면 금융비용과 인건비, 자재비 등이 함께 증가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비용 증가가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는 원론적으로 건설업계가 우려하는 공사비 상승과 공사 지연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사비 상승이나 지연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일부 사례만으로 전체를 일반화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위원은 “한 사례만을 근거로 종합 건설사에 대한 건설노조의 모든 교섭 요구가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주의가 필요하다”며 “관련 사례가 충분히 축적돼야 보다 명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유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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