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차량의 ‘눈’ 역할을 하는 센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밀 거리와 형태를 3차원으로 인식하는 라이다(LiDAR)가 글로벌 핵심 기술로 급부상했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세계 1위인 LG이노텍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광학 기술을 라이다에 접목, 전장과 로봇을 아우르는 미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자율주행 센싱 기술을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사업과 로봇 부품 등 핵심 신사업을 집중 육성해 오는 2030년까지 관련 매출을 8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 가운데 자율주행 센싱 사업은 2조원, 모빌리티솔루션 전체 사업은 5조원 규모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라이다는 야간이나 악천후에 취약한 카메라, 물체 형상 구분이 제한적인 레이더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 레벨3 이상의 고도 자율주행 구현에 필수 기술로 꼽힌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이 고도 자율주행 차량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라이다 수요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카메라·레이더·라이다를 함께 활용하는 ‘멀티 센싱’ 체계가 사실상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LG이노텍 역시 이 흐름에 맞춰 라이다와 레이더를 결합한 복합 센싱 솔루션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현재 글로벌 라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루미나, 프랑스 발레오 등 기존 업체들이 기술 선점을 이어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의 자체 개발 움직임도 확대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이 후발주자로서 양산 안정성과 가격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LG이노텍은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조직 개편과 전략적 협업을 병행하고 있다. 라이다 사업 조직을 카메라 생산 노하우가 축적된 광학솔루션사업부로 통합해 기술 개발과 생산 역량의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글로벌 파트너십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미국 라이다 기업 아에바와 협력해 초슬림·초장거리 주파수 변조 연속파(FMCW) 방식의 고정형 라이다 모듈을 개발 중이다.
해당 제품은 아에바의 소프트웨어와 결합돼 글로벌 완성차 업체 차량에 탑재될 예정이며, 양산 목표 시점은 오는 2028년이다. FMCW 방식은 장거리 인식과 속도 측정 정확도가 뛰어나 고도 자율주행에 적합한 기술로 평가된다.
레이더 분야에서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이노텍은 최근 4D 이미징 레이더 전문기업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4.9% 지분 투자를 단행하며 핵심 기술 확보에 나섰다. 이를 통해 카메라·라이다·레이더를 아우르는 ‘자율주행 센싱 삼각편대’를 구축하고 토털 솔루션 공급자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이다.
차량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모듈 시장에도 진출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ADAS와 디지털 콕핏을 제어하는 핵심 반도체 부품으로, 전장 부품을 넘어 차량용 반도체 생태계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는 ‘피지컬 AI’ 시대를 겨냥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실제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행동하는 기술로, 자율주행차와 로봇이 대표적인 적용 분야다. 이를 위해 로봇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 중이다. 글로벌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에 적용될 비전 센싱 시스템을 공동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차에서 축적한 센싱 기술을 로봇으로 확장하는 구조다.
이 같은 전략의 중심에는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있다. 문 대표는 최고전략책임자(CSO) 출신으로, 모바일 중심 사업 구조를 전장·로봇·반도체 부품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최근 사업장 현장 경영에서 “회사의 지속성장을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래 육성사업이 빠른 속도로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미래 신사업 비중을 2030년 전체 회사 매출의 25% 이상으로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함께 달려 나가자”고 밝힌 바 있다.













































